2021 여름방학 대학생 교육기부, 쏙쏙캠프 참여 후기 (교육부 장관상 수상)

교육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에서 주최한 「2021년 여름방학 온라인 쏙쏙캠프」는 초등학교 및 중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대학생 교육기부 프로그램이다. 3~10인으로 구성된 대학생(재학/휴학) 동아리로 지원 가능하며, 여름방학 중 세 번의 수업을 하는 방식이다. 약 5개월 간의 즐거웠던 추억을 후기로 남겨보았다.

 

지원 과정

프로그램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수업 계획안과 수업에서 활용할 영상 계획안을 작성해서 제출해야 한다. 우리 팀에는 교육학 관련 전공 2명과 소프트웨어 관련 전공 2명이 있었기 때문에, 각기 전공을 살려 학생들에게 최고로 알찬 시간을 보내게 해주고 싶었다.

중학교에는 '자유학년제'라는 제도가 있다 (당시 2021년 기준) . 자유학년제는 수업 시간을 교과수업과 자유학기 활동으로 나누어 진행하는 수업 방식으로, 이 중 자유학기 활동은 학생이 자유롭게 선정할 수 있다. 최근 가장 인기 있는 분야 중 하나인 데이터 분석을 주제로 수업을 준비해보기로 하며, 자유학년제의 특성을 살려 프로그래밍 수업을 수학 교과 과정과 연계해보기로 했다.

데이터 분석의 기본은 통계인데, 다행히 중학생은 기초적인 통계 지식을 배운다. "줄기와 잎 그림", "도수분포표", "히스토그램" 등을 1학년 때 배우고, 3학년에 올라가면 "평균", "중앙값", "산포도", "분산", "표준편차" 등을 배운다. 하지만 프로그래밍은 처음 접한다는 가정 하에 데이터 분석을 시도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고민 끝에 간단한 코드로도 기초적인 데이터 시각화 경험을 해볼 수 있도록 Sage Cell과 같은 툴을 활용하는 수업 계획안을 작성했다.

 

선발 이후

쏙쏙캠프에 선발되었지만 예상치 못했던 문제가 생겼다. 어려운 통계와 프로그래밍을 주제로 교육과정을 계획했었는데, 초등학교 학생들에게 배정된 것이다. 게다가 확인해보니 대상 아이들은 초등학교 2학년 학생들로, 덧셈 뺄셈을 배우기 시작하는 단계였다. 이미 중학생에게 맞는 데이터 분석 수업 계획을 준비하고 있었던 우리에겐 날벼락같은 소식이었기 때문에 주최 측에 이야기를 해보았다. 하지만 수혜 학생들은 이 프로그램을 통한 지원이 꼭 필요한 아이들이라고 해서 우리는 초등학교 2학년을 대상으로 수업 계획을 처음부터 다시 준비하게 되었다.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이 전혀 기억나지 않아서 우리는 교회학교 학생들, 사촌 동생들, 친구 동생들 등 주변에 모든 초등학생들을 끌어모아 간신히 새로운 수업 계획서를 완성할 수 있었다.

2021 쏙쏙캠프 주요일정

 

그 외에도 여러 가지 어려운 점이 많았다. 교육 자체는 여름방학 중에 이루어졌지만, 자료를 제작하고, 사전교육을 받는 등 1학기 수업 중 해야 할 일이 많았기 때문에 활동에 부담이 있었다. 온라인 사전교육은 5~7월 중 총 네 번을 진행했는데, 학교 수업과 상당수 겹쳐서 출석 확인을 하느라 난항을 겪기도 했다. 그렇지만 사전교육에서 화상수업 도구 설명과 강의 팁부터 선생님으로서 톤 앤 매너까지 세세하게 가르쳐주어 교육 봉사 이후에도 언제든 도움이 될 꿀팁을 여럿 배울 수 있었다.

2021 대학생 교육기부자 온라인 연수 프로그램

 

이번 프로그램은 코로나 19 상황인 만큼 처음부터 끝까지 온라인으로 진행되었다. 그래서 주최 측에서는 온라인 수업으로 진행되는 만큼 대학생들이 수업에 소홀하기 쉽고, 질병 관련된 안전 문제 등 여러 가지 걱정이 많았던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업을 위해 영상과 활동 키트를 꼭 활용하도록 하고, 여러 차례 중간점검을 꼼꼼하게 진행해서 모든 동아리가 알찬 수업을 진행할 수 있었다고 느꼈다. 

 

부산의 한 작은 초등학교

우리 팀은 네 명 모두 수도권에서 살고 있었는데, 우리가 만나게 될 아이들은 부산의 한 초등학교 학생들이었다. 모든 활동을 100% 온라인으로 진행해서 지방의 학생들도 무리 없이 수혜 대상이 될 수 있었던 것 같다.

이 학교는 선생님 한 분이 담당하시는 학생이 10명 조금 넘는 작은 학교였다. 그래서 우리는 선생님께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들을 먼저 여쭤보고, 쏙쏙캠프 지원금을 탈탈 털어 방역물품과 수업에 필요한 다양한 교구, 그리고 간식까지 사서 보내주었다. 학교 선생님께서는 학습 교구가 부족해서 항상 안타까웠다고 하셨는데, 이렇게 직접 도움을 주고 또 그로 인한 변화를 직접 눈으로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쏙쏙캠프 활동이 모두에게 정말 가치 있는 일이라는 걸 느꼈다.

부산의 한 초등학교에 보낸 학습 도구와 간식들

 

100% 비대면이지만 원활한 환경 준비를 위해 수업 전, 보냈던 물품을 확인하고 비대면 수업을 위한 만반의 준비를 하기 위해 팀 대표자가 서울에서 부산까지 다녀오기도 했다. 

수업 중 모든 아이들이 개별 교구를 사용하여 집중하는 모습

 

수업

학교 선생님께서는 학생들이 덧셈, 뺄셈, 곱셈을 배워야 한다고 미리 귀띔해주셨다. 그래서 우리는 덧셈, 뺄셈, 곱셈을 각각 나누어서 수업을 구성했다. 그리고 초등학생에게 맞는 프로그래밍 교육을 위해서 엔트리를 사용하기로 했다. 수업을 준비하다 보니 우리는 열정이 폭발해서 여러 게임과 활동들을 기획하고, 동화책을 읽어주는 영상도 제작했다.

이렇게 열심히 준비했지만, 화상 수업 방식이다 보니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처음 보는 선생님들인데 화면으로만 만나다 보니 아이들이 낯설어서 질문에 대답하기 어려워했다. 수업이 한 방향으로 이루어지면서 수업을 따라오지 못하는 아이들이 생기자, 우리는 쉬는 시간을 갖고 급히 대책 회의를 했다. 회의 끝에 아이들이 전자기기에 익숙한 세대라는 장점을 생각해내고 줌의 부가기능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아이들은 자신들에게 익숙한 전자기기를 활용하기 시작하자 기대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하기 시작했다. 우리보다 줌을 더 능숙하게 이용해서 놀라기도 했다.

줌 필기 기능으로 게임을 해보았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계속 화면으로 수업이 진행되다 보니 아이들이 장시간 집중하기 어려워했다. 그래서 우리는 할리갈리와 같은 게임으로 덧셈 뺄셈을 익히게 하고, 수막대처럼 직접 손으로 만질 수 있는 교구를 최대한 활용해서 수업을 이어나갔다.

웹캠으로 수막대를 보여주려고 노력했다

 

 

2021 대학생 교육기부 우수동아리

이렇게 짧지만 강렬했던 여름방학 교육기부의 여정을 마치고, 이 모든 과정을 결과보고서에 담아 제출했다. 우리의 열정이 심사위원에게 닿았는지 우리는 2021 대학생 교육기부 우수동아리에 1차 합격했다.

2021년 대학생 교육기부 우수동아리 1차 합격

 

2차 심사는 발표심사로 PPT 자료를 제출해야 한다. 팀원들의 센스와 피땀으로 또 한 번 최고의 PPT를 완성하고, 팀 대표가 그려준 너무 귀여운 우리 팀 일러스트로 화룡정점을 찍었다 :D (피아, 일러스트 자랑할 수 있게 허락해줘서 고마워요!)

♡ 팀 대표가 그려준 코에듀 팀원들! ♡

 

우리의 노고와 성과를 골고루 담아 멋지게 발표를 마무리해서 우리는 2021 대학생 교육기부 우수동아리에 선정되었다. 그중에서도 최고상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와아아아아아ㅏ아ㅏㅏ!!!!!!!

 

2021년 대학생 교육기부 우수동아리 선정과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상 수상

 

바쁜 일정 중 시간을 내느라 새벽에도 틈틈이 화상회의를 하며 수업 계획과 수업 자료를 준비하고, 일찍이 모여 만반의 준비를 하고 수업을 진행하는 등 토끼들을 모두 잡느라 힘들었을텐데 한 번도 웃음을 잃지 않고 열정을 나눠준 팀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하고 또 존경한다.